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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가톨릭평화신문] 깊은 영성과 카리스마로 수도회와 군종교구 위해 헌신했던 유수일 주교 | ||
작성자 | 홍보국 | 작성일 | 2025-05-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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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의 겸손한 대선배10년 6개월 군사목 발전에 큰 헌신묵주·햄버거 직접 나누는 따뜻한 주교
5월 28일 암 투병 끝에 선종한 유수일 주교는 수도자 출신으로서 지닌 가난과 겸손의 삶을 살았던 참 목자였다. 제3대 군종교구장에 임명된 뒤에는 국내외 군사목을 위한 곳이라면 어디든 사목 방문하며 따뜻한 카리스마를 통해 군 복음화에 헌신했다.
3남 1녀 막내로 태어난 유 주교는 어린 시절 부지런하고 남 돕기를 좋아하는 학생이었고, 중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해 장학금으로 학업을 마쳤다. 학창 시절 세례받기 전부터 대전교구 대흥동성당 미사에 참여하면서 당시 보좌 신부로 있던 두봉 주교와 주임이었던 고 오기선 신부의 강론을 들으며 하느님을 깊이 알아가게 됐다.
무척이나 검소했던 유 주교는 수도 사제 시절 몇 번이나 기운 양말을 신었고, 낡고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녔다. 춥고 더울 때에도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니는 통에 신자들이 택시비라도 쥐여주면 “걷는 게 나의 건강 비결”이라며 늘 사양했다.
교황으로부터 군종교구장 임명이 발표되던 2010년 7월 16일. 이날도 유수일 주교는 작은형제회 한국관구장을 지낸 뒤 청원소 부수호자(부원장)이자 수도회 대선배로서 조용히 소임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수도복을 입은 채로 이기헌 주교에 이어 제3대 군종교구장에 임명된 유수일 주교의 축하식은 3분도 채 걸리지 않았을 정도로 소박하게 열렸다.
유 주교는 “능력도 없고 부족한데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짧은 소감으로 교구장 주교직에 순명했다.
유수일 주교는 군종교구장으로 10년여 사목하는 동안 국내외 곳곳에서 열심히 나라를 수호하는 이들을 찾아 격려하는, 장병들에겐 따뜻한 할아버지같은 주교였다. 세례받고 새로 주님의 자녀가 된 군장병들에겐 직접 다가가 묵주를 선물하기도 하고, 환한 미소로 햄버거와 음료수를 가져다주는 주교였다. 유 주교는 판문점, 연평도 등 국내 곳곳의 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만나고, 수차례 해외 파병 지역을 사목방문하는 등 군인들을 위해 동서남북 활발히 만난 주교였다.
동티모르 등 해외 파병지 여러 차례 사목 방문
유수일 주교는 군종교구장 재임 시절 동티모르·남수단·레바논 등 우리 군이 파병된 지역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주교의 파병지 방문은 그 자체로 타지에서 군생활하는 장병들에게 큰 위로가 됐다. 유 주교는 2014년 1월 6~11일 동티모르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고 동티모르 교회 발전을 도모했다. 1999년 인도네시아에서 독립한 동티모르는 군종교구와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1999년 10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6명의 군종교구 사제가 유엔 평화유지군 일원으로 파견돼 현지 미사 봉헌, 교회 재건에 많은 물적 지원을 했다.
유 주교는 동티모르 방문 기간 살레시오 수녀회가 운영하는 라가 지역 여학생 고아원과 여학생 기술학교, 살레시오회 돈보스코 고아원, 돈보스코학교 등을 방문해 성금 2만 5000달러를 후원하는 등 지역 방문 때마다 따뜻한 선교와 후원도 아낌없이 실천했다. 그때마다 유 주교는 현지 학생들에게 “용기를 잃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서 이 나라의 재원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그해 7월 14~22일에는 내전의 상처로 고통받고 있는 남수단을 찾아 유엔 평화유지군 일원으로 파병된 한빛부대 장병들을 격려하고 신자들에게 견진성사를 베풀었다. 당시 한빛부대에는 이종덕 신부가 가톨릭 사제로는 처음으로 군종신부로 파병돼 있었다. 유 주교는 “부대원들이 강에 제방을 쌓아주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1만 6500㎡ 규모의 농경지를 마련해주는 등 남수단 주민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고 격려했다.
2015년 10월 5~9일에는 레바논 동명부대 제16진을 사목방문했다. 유 주교는 “동명부대가 정세가 불안정한 레바논에서 불법무기와 의심 차량을 검문하는 역할을 하는 등 평화수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부대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군종신부로 파견된 유현상 신부에게 “매일 새벽 5시면 일어나 초소를 찾아 경계근무 중인 장병들을 위문하는 유 신부의 사제로서의 표양은 나중에라도 장병들이 가톨릭교회의 문을 두드리게 할 것”이라면서 사제의 역할도 세심히 챙기고 사목을 북돋워 줬다.
유 주교는 2019년 9월 23~28일 동명부대 22진을 만나기 위해 다시 레바논을 찾았다. 이때 유 주교는 신자 장병들에게 견진성사를 베풀었다. 또 군종신부가 파병되지 않았던 시기에 동명부대를 방문해 신자 장병들에게 미사를 집전한 현지 가톨릭계 카드무스학교를 찾아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재임 중 JSA 성당 완공
유수일 주교가 재임 중 가장 역점을 둔 일은 JSA성당 건립이다. 분단의 상징이자, 평화의 상징으로 최북단에 성전을 건립하는 일은 그 자체로 커다란 의미를 지닌 주님의 사업이었다. 그런 만큼 주교 집무실 한쪽 벽에 새로 지을 JSA성당의 큰 전경 사진을 걸어놓을 정도로 JSA성당에 대한 애착이 컸다. 이후 2019년 드디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경비대대 안보견학관 맞은편에 JSA성당이 건립돼 봉헌됐다.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4㎞ 떨어진 지리적으로도 북한과 가장 가까운 주님의 집이 세워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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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위일체 신비 강조
유 주교는 평소 교리의 핵심인 삼위일체 신비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을 통해 신자들이 가톨릭 교리에 확신을 지니고 신앙이 흔들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늘 강조했다. 퇴임 후에는 본 소속인 작은형제회로 돌아갔다.
출처 : 가톨릭평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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