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2017년도 교구장 사목교서

“군 복음화, 새 열정으로”


친애하는 교구민, 군종사제, 그리고 수녀 여러분,


지난 한해 모두가 바쁘고 피곤한 일상생활 중에서도 서로 형제애를 나누며 군의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여 주셨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새해를 맞아 더욱 새로워진 열정으로 군의 복음화에 함께 진력할 것을 부탁드리며, 저는 2017년 교구 사목표어를 “군(軍) 복음화, 새 열정으로”로 정하였습니다.

전날 밤 당신께 희망을 두고 찾아온 많은 병자들을 고쳐주신 예수님께서는 피곤하신 상태로 잠자리에 드셨습니다. 그러나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일어나 외딴 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습니다. 그런데 새벽의 고요함 가운데 기도로서 아버지 하느님과의 축복 넘치는 친교의 시간을 갖고 계시던 중, 시몬 베드로와 그 일행이 주님을 찾아와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하고 말하자, 주님께서는 하시던 기도를 중단하고 일어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을 따라나서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온 것이다.” 마르코 복음 1,32-39이 전하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말씀 가운데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전해야 한다.”와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온 것이다.” 이 두 마디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님의 복음전파 열정과 이 복음전파를 위해 아버지로부터 파견되어 오셨다는 사명의식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온 것이다.”라는 사명의식은 주님께서 사마리아 여인을 만난 이야기에서도 다시금 나옵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나에게는 너희가 모르는 먹을 양식이 있다…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수하는 것이다.”(요한 4,32-34) 주님께서는 이해하기 힘든 신비로운 “양식”을 말씀하십니다. 양식은 우리 생명 유지에 절대 필요한 요소이지요. 그런데 절대 필요한 요소인 당신의 양식은, 바로 당신을 보내신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 곧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주는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복음전파 사명의식과 여기서 나오는 열정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시면서 우리에게 이 복음전파를 지상(至上) 명령으로 주시어 온 세상에 나아가 회개의 복음 전파를 하도록 하셨습니다.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루카 24,47)

이방인의 위대한 사도 성 바오로께서는 깊은 사명감과 뜨거운 열정으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이 사도의 편지들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제 개인으로 복음선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다고 생각할 때, 새로운 자극을 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바로 사도행전 20장이 전하는 “에페소 원로들에게 한 마지막 고별 인사말”입니다. 저는 이 인사말의 한 부분만 인용하겠습니다. “내가 달릴 길을 다 달려 주 예수님께 받은 직무 곧 하느님 은총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다 마칠 수만 있다면, 내 목숨이야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사도 20,24) 복음전파에 몸 바치는 사도의 열정적이고도 거룩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도께서는 당신이 지극히 신뢰하고 사랑했던 제자 디모테오에게 쓴 서간에서 힘주어 지시하십니다. “그분의 나타나심과 다스리심을 걸고 그대에게 엄숙히 지시합니다. 말씀을 선포하십시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계속하십시오.”(2티모 4,1-2)

또한, 저는 ‘선교의 수호자’이신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께서 동료이자 영적 스승이셨던 성 이냐시오 로욜라께 보낸 편지 한 부분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제가 게으름과 타성에 빠져들 때 제 마음을 두드리고 자극하여 복음적 열성을 회복시켜 주는 말씀입니다. “여기 많은 사람들―인도의 선교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가리킴―은 그들을 그리스도인으로 만들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이 되지 못하고 맙니다. 유럽의 대학 특히 파리의 소르본 대학에 가서 사랑보다는 지식을 더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지식으로 열매를 맺도록, 미친 사람처럼 큰 소리로 외치면서, 다음과 같은 말로 꾸짖을 마음을 자주 먹었습니다. ‘여러분의 게으름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천국의 영광에 들어가지 못하고 지옥으로 떨어지는지 모릅니다.’”

저는 이렇게 2017년의 사목교서 내용을 간략히 말씀드리면서, 사목표어인 “군(軍) 복음화, 새 열정으로”를 실천으로 옮기기 위한 몇 가지 구체적인 사항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싶습니다.



- 복음화는 두 가지 차원을 지니는데, 하나는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에게 구원의 복음을 전해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고 회개하여 세례를 받게 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 신자들을 영적으로 돌보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더 닮아가게 하는 일입니다. 군종사제와 수녀가 앞장선 가운데 평신도들도 이 두 가지 복음화 일에 동참하기를 바랍니다.

-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노력을 군종사제, 수녀, 평신도들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예비자 인도는 사실 평신도들이 군종사제보다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군인들과의 접근성 때문입니다. 그래서 금년에는 신자 병사, 군 간부, 지휘관들은 자신의 동료 가운데 적어도 1명은 예비자 교리반으로 인도하는 노력을 해주시길 요청합니다. 군 가족들도 같은 노력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예비자들을 인도하는 노력과 함께 그들에게 형제애와 기도의 모범을 보여주도록 합시다. 군종사제와 수녀는 자신들의 노력과 함께 평신도들의 도움을 적극 청하시기 바랍니다.

- 현재 우리 교구에서는 교구 소속 29명의 평신도 선교사(2016년 9월, 예비단원 포함)들이 육군 3군 지역의 신병교육대대를 중심으로 교리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교사들의 선교활동 지역이 제한적이고 원거리(遠距離)에 따른 사고의 위험성이 있는 관계로, 교리교육을 필요로 하는 모든 부대를 지원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교구 선교사의 지원이 어려운 본당에서는 인근의 수도회 소속 사제, 수녀, 혹은 교리교육이 가능한 평신도의 지원을 받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노력 못지않게 기존 신자들에 대한 영적 돌봄에 관심을 갖도록 합시다. 이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물론 군종사제에게 있지만, 이 임무 역시 수녀가 있는 본당에서는 수녀 및 평신도들과 공유했으면 합니다. 군종사제는 되도록 매 주일미사 강론 후에 신자재교육과 영속교육 차원에서 신자들, 특히 군에서 세례 받아 아직 교리 지식이 부족한 병사들을 위해 5분 교리를 해주시기를 요청합니다. 5분 교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가르침을 중심으로 ‘죄와 회개’,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 ‘일곱 성사(특히 성체성사와 고백성사)’, ‘성모님에 대한 공경심’, ‘교회’ 등에 대한 교육이 쉽고 재미있게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교육 자료로 PPT 사용도 권장하고 싶습니다.

- 할 수 있으면 본당 단독으로 혹은 주변 군 본당과 합동으로 사순·대림절 피정을 실시하고, 이 두 전례시기의 피정만이 아니라 별도의 피정 계획도 가졌으면 합니다.

- 군에서는 군인과 그 가족들 그리고 군종사제도 이동이 잦은 편이기에 긴 영속교육 프로그램 실시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영속교육인 ‘성경공부’를 권장합니다. 신·구약 중에서 한두 개의 성경을 택해서 군종사제나 수녀의 지도하에 진행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성경공부라 할 수 있는 성경 읽기와 쓰기를 적극 권장하기 바랍니다. 군종교구의 본당에서는 레지오 마리애나 꾸르실료 같은 신심단체의 지속성이 어려워 대부분의 본당에는 이러한 신심단체가 없습니다. 신심단체가 있는 본당에서는 본당 신부가 각별한 관심을 갖고 도와주고, 새로운 신심단체 설립에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2016년 대림 제1주일에

교구장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