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교서
2025년도 교구장 사목교서
“신앙 회복과 성장을 위한 견진성사(堅振聖事)의 해”
찬미예수님!
사랑하는 교구민 여러분, 을사년(乙巳年) 새해를 맞이하여 하느님의 축복과 평화가 여러분 부대와 가정에 충만히 내리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2025년을 군종교구의 ‘7성사 여정’ 중 네 번째 해로 “신앙 회복과 성장을 위한 견진성사의 해”로 선포합니다.
2022년부터 시작된 이 여정에서 그간 우리는 성체성사를 통해 영적 충만함의 새 생명을 다졌고, 2023년에는 세례성사를 통하여 선교의 열매를 맺었습니다. 2024년에는 고해성사를 통해 화해와 치유를 경험하였으며, 이제 2025년에는 견진성사를 중심으로 성령의 은사를 받아 신앙을 회복하고 영적 생명이 성장하는 해로 삼으려고 합니다. 성령께서는 세상 안에서 당신 자녀들이 신앙을 실천할 수 있는 힘을 주시며, 그리스도의 지상 사명에 동참하는 특별한 은사를 베풀어 주십니다. 올해는 성령 안에서 신앙의 기쁨을 깊이 체험하고, 성령의 은사로 열매 맺는 삶으로 나아가는 풍요로운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
예수님께서는 성령으로 잉태되시어 세상에 오셨고,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실 때 성령께서 그 위에 내려오셨습니다. 나자렛 회당에서는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루카 4,18)라고 선포하셨으며,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는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2)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오순절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던 제자들 위에 성령께서 임하셨습니다. 이처럼 성령님은 교회의 생명력이며,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아가게 하는 힘의 근원입니다.
세례성사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지만, 그것은 신앙 여정의 첫걸음입니다. 이후에는 성령의 은사를 받아 그리스도의 사명에 동참하고 성장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견진성사는 우리의 신앙을 성숙, 발전시켜 줍니다. 예수님께서 성령의 인도를 따르셨던 것처럼 우리도 교회와 결합하여 성령의 영감을 의지하여 살아가야 합니다.
견진성사에서 주교는 안수(按手)예식 후, 축성성유를 바르며 ‘성령 특은(特恩)의 날인(捺印)을 받으시오’라고 말합니다. 이를 통해 ‘견진성사로 신자들은 더욱 완전히 교회에 결합되며 성령의 특별한 힘을 받아 그리스도의 참된 증인으로서 말과 행동으로 신앙을 전파하고 옹호하여야 할 더 무거운 의무를 집니다.’(교회헌장 11항) 성령께서는 우리의 삶을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도록 이끌어 주시는 것입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 5,13-16)
성령께서 필요한 은사를 주시고 인도하시니, 우리는 말과 행동으로 하느님을 증거하고, 특히 성령의 열매 맺는 생활을 하여야 합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진실, 온유, 절제, 인내, 친절, 선행”(갈라 5,22)입니다. 잘 살자고 말(言)을 하는 사람은 많으나, 실제 이를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적습니다. 세례는 받았지만, 예수님의 십자가를 함께 지고 뒤따르려는 삶에로의 투신에는 소극적입니다. 성령의 은사를 받았다는 증거는 열매 맺는 삶으로 드러납니다. 성령의 9가지 열매 맺는 삶이 곧,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는 지름길입니다.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1코린 9,16)
저는 견진성사를 집전하기 전에 훈시를 통해, ‘용기’의 은사를 강조하곤 합니다. ‘용기’는 다른 표현으로 ‘굳셈’입니다. ‘신앙생활에 수반되는 장애를 극복하는 힘을 주는 은사’입니다. 이성 간의 사랑에서도 용기있는 고백이 필요하듯, 예수님을 사랑하고 증거 함에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 좋은 모범은 바로 우리의 신앙 선조들이십니다. 그분들은 하느님을 증거하기 위하여 용기있게 목숨까지 내놓으셨습니다. 그 후손들인 우리도 선조들의 모범을 따라 그리스도 신앙을 용감하게 증거하고 전해야 할 것입니다.
주위에 신앙생활을 잠시 쉬고 있는 신자들을 권면하여 다시금 성당으로 인도하고, 믿지 않는 이들을 하느님께 인도하는 사명에 충실 합시다. 내가 좋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 이를 자랑도 하고 더 나아가 이를 나누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천주교 신자들은 때론 선교를 쑥스러워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이러한 부족함을 채워 주시고자 ‘용기’의 은사를 주시는 것입니다. 이를 의지하여 ‘나는 천주교 신자입니다.’라고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는 2025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적 성년(成年)과 신앙적 성년(成年)은 다를 수 있습니다.’
자연적 성년과 신앙의 성년을 동일시해서는 안 됩니다. 자연적으로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영적으로 성숙을 이룬 것은 아닙니다. 육체적 나이에 따라 판단하기보다는 영적인 원숙함을 이루는 교육을 통해 보편교회의 소속감을 일깨워 주어야 합니다. 이는 사제에게만 맡겨진 것이 아니라, 본당 공동체가 함께 준비해야 할 중요한 책임입니다.(「견진 예식」 일러두기 3항)
본당의 노력과 더불어 교구에서도 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27년 세계청년대회의 서울 개최를 선포하셨습니다. 우리 교구도 청년들의 신앙 회복과 성장을 목표로 ‘군종교구 청년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개최될 ‘군종교구 청년대회’는 젊은이들이 하느님과의 관계를 새롭고 깊게 맺으며, 신앙의 굳은 결단을 내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교구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으며, 특히 냉담했던 청년들이 다시 신앙 공동체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시노드 정신에 따라 대화와 경청의 장이 될 것이며, 신앙의 성숙을 이루고 새로운 열정으로 복음화(福音化)의 길을 찾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World Youth Day)를 위하여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내려 주신 주제 성구(聖句)입니다. 올 한 해 우리 군종교구민 모두, 성령의 은사에 힘입어 하느님을 증거하는 용맹한 전사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특히 교회의 ‘젊은 피’라고 할 수 있는 젊은 병사, 간부들의 신앙이 더욱 활성화하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견진성사의 은사가 여러분의 삶을 인도하고, 하느님과의 친밀함 속에서 평화와 기쁨을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실천 사항
- 매 미사 전, ‘성령 송가’ 바치기.
- 성령의 열매(갈라 5,22) 맺기.
- 세례신자 모두 ‘견진성사’ 받기.
- ‘쉬는신자’ / ‘예비신자’ 인도하기.
- ‘병사사도회’ / ‘간부청년회’ 활성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