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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 교구장 사목교서


“성체성사로 거듭나는 삶”



사랑하는 군종사제, 수도자, 교구민 여러분에게 주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인류에게 커다란 고통을 주었고, 아직도 그 위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 일로에 있던 2020년 3월 28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성 베드로 광장에 홀로 서시어 “우리를 돌풍의 회오리에 남겨두지 마소서”라고 기도하시며, 성체강복을 하셨던 장면을 우리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외로이 생을 마감해야 했고, 이들을 돌보는 의료 봉사자들의 헌신은 희생적이었습니다. 방역지침 준수를 위해 생업에 제한을 받았던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피해 역시 한계에 와닿아 있습니다.

우리도 미사 전례를 몇 번이나 멈추어야 했습니다. 현재는 제한된 신자들만 미사 참례를 합니다. 과거의 일상으로 언제 되돌아갈 수 있을지,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순간에 붕괴된 우리의 신앙생활이 쉽게 복구될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그러나 이대로 멈춰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주님이 주신 성체성사의 생명과 희망이라는 커다란 선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의 고통 뒤에 부활이라는 영광을 맞을 수 있었듯이, 코로나19의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서 곧 광명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주님께 더 간절히 매달리고 서로 격려하며 이 시기를 지내야 할 것입니다.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요한 6,57)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의 시기에 가톨릭평화방송 혹은 본당에서 준비한 미사 영상을 보며, 신령성체(神領聖體)를 하거나,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식 영성체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평소에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던 미사 참례와 영성체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편,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우리의 신앙생활과 전례 참여도 다소 느슨해졌습니다. 다시금 우리 신앙의 자세를, 특히 성체께 대한 신심을 새롭게 해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초대교회 신자들과 우리의 신앙의 선조들은 한 번의 미사 참례를 위해 그야말로 목숨까지 내놓는 각오로 성체성사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그분들은 왜 그렇게까지 ‘성체성사’에 모든 것을 걸었을까요?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신 성체 안에 생명과 희망이 온통 담겨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요한 6,56-58)


코로나19로 기진한 우리가 다시금 향할 곳은 오로지 ‘성체’입니다. 왜냐하면 그 안에 생명과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친애하는 사제들에게...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

예수님께서는 친히 당신 곁에 두셨던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하시며 사랑의 성체성사를 세우셨습니다. 감사의 기도로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시어 당신의 몸과 피를 남기셨습니다. 그리고 성찬례를 계속 실행할 직무를 제자들에게 맡기셨습니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이는 사제만이 행하는 엄청난 신적인 일입니다. 사제 외에는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거룩한 성사 집행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세상 끝날까지 이어져야 하는 주님의 명령이 기도 합니다.



“사제는 기도와 경배에 전념하며, 말씀을 선포하고, 성찬의 희생 제사를 봉헌하며, 다른 성사들을 집전하고, 사람들을 위하여 그 밖의 교역을 수행하면서 하느님의 영광을 드높이고 거룩한 삶에서 사람들을 진보시킨다.”(사제생활교령 2항)


성체가 축성되는 미사 봉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성찬례는 분명히 모든 복음화의 원천이며 정점”(사제생활교령 5항)입니다. 장병들 혹은 군 가족들이 참석하지 못할지라도 매일 미사 봉헌을 성실히 해주시기를 당부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제52차 세계성체대회 폐막 미사에서, “주님을 더욱 닮으려면 성체 앞에서 더 많이 기도해야 한다.”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사제 스스로가 먼저 성체 앞에 오래 머물도록 하십시오. 이러한 성체 공경의 모습은 신자들에게 좋은 표양과 가르침이 될 것입니다.

사제 여러분! 힘닿는 대로 성체 신심을 강조하고, 성체가 우리의 희망임을 알려 주도록 하십시오.



사랑하는 장병들에게...


종교를 선택한 사람들의 수효가 점점 줄어드는 세태입니다. 군대 내에도 절반 이상의 인원이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사실 종교 생활이 감각적으로 그리 흥미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에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 믿음입니다. 타 종교에 비해 전례가 어렵고, 분위기가 장엄하여 부담스럽게 느끼는 장병들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성체성사’의 신비가 마음에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간이 육신과 영혼으로 이루어져 있고 몸의 건강 유지를 위해 음식물 섭취가 필요하듯, 영혼의 양식인 예수님의 성체가 우리에게 꼭 필요합니다.

생명의 양식인 내 살을 먹으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사람들은 잘 받아들이지 못하였습니다.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요한 6,52)라고 불평하며 예수님을 떠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이에 비하면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을 믿고, 성체를 정성껏 모시는 여러분들은 참 대단합니다.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인생의 무게가 느껴질 때 혹은 군 생활이 버거워질 때, 그리고 기쁨의 감사를 드려야 할 때 꼭 성체 안의 예수님께 다가가십시오.



군종 교구민 여러분께...


성당에서 사제가 혼자 미사를 봉헌하도록 버려두지 마십시오. 젊은 병사들은 여러가지 제약으로 자유로이 성당에 나올 수 없습니다. 이들을 대신하여 평일미사에 자주 참례하시어 코로나19 극복과 군인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성경은 “그들은 날마다 한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빵을 떼어 나누었다.”(사도 2,46)고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달려가 매달려야 하는 분은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이십니다. 코로나19의 시절에 우리는 자신의 신앙을 되돌아보고, 믿음의 성숙을 이루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텅 빈 성당에 들어가 감실 앞에 머무르며 성체의 예수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십시오. 개인의 사정과 가족의 소망, 군대와 국가를 위해 그리고 코로나19로 고통 중에 있는 세상을 위해서도 기도하십시오. 이는 내가 할 수 있는 작지만 가장 커다란 사랑의 실천입니다.



“나의 노래로 그분을 찬송하리라.”(시편 28,7)


말씀과 성찬례에 충실하면 주님의 뜻을 이룰 수 있고, 은총을 충만히 받게 될 것입니다. “아무도 새 옷에서 조각을 찢어 내어 헌 옷에 대고 꿰매지 않는다.”(루카 5,36)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힘들었던 2021년을 떨쳐 보내고 “새로운 노래를”(시편 96,1) 부릅시다. ‘성체 안에 하나 되어’ 그분을 찬송하는 2022년으로 힘차게 나아가도록 합시다.

감실 앞에 앉아 여러분 모두와 코로나19의 종식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실천 사항


1. 주일과 의무대축일에 꼭 미사 참례를 합시다.

2. 최대한 자주 평일미사에 참례하여 영성체를 합시다.

3. 준비된 상태(공복재, 고해성사)에서 영성체를 합시다.

4. 성체신심미사와 성시간(혹은 성체강복)에 참여합시다.

5. 개인 혹은 가족 단위로 자주 ‘성체조배’를 합시다.

6. 성체의 정신인 ‘나눔’을 실천하는 자선에 적극 동참합시다.



2021년 대림 제1주일에

교구장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