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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국방일보] [여상민 종교와 삶] 손잡이의 힘
작성자 홍보국 작성일 20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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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군종신부로 입대하기 전 내심 기대했던 것이면서, 지금도 특별한 즐거움을 느끼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다양한 종교의 성직자를 만나 뵙고 각 종교시설을 둘러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민간 천주교 성당에 있으면 기독교 교회와 불교 법당, 원불교 교당에 가보게 될 기회가 딱히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군에서는 어떻게 해야 우리 귀한 장병들과 함께하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자 목사님과 스님, 교무님과 꾸준히 만나게 됩니다.

종교별 기도회 예식이 포함된 부대행사에 참석했을 때의 일입니다. 각자의 종교 의식복을 입고 한자리에 옹기종기 앉아 대화를 나누다가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다수의 지휘관과 장병들이 우리 쪽을 보고 신기한 듯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한 분과 인사를 나누다가 그 이유를 물어보니, 군종장교들이 서로 어울리는 모습을 바라보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고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했습니다. 그 답변은 제 역할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해주었으며, 동시에 은은한 고마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신부로서 당연히 많은 장병이 성당에 왔으면 하는 인간적인 생각이 들지만,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어 누구든지 무엇이든 상관없으니 종교 하나쯤은 꼭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군 생활이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종교를 한 자리에서 한번에 만나볼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종교와 신앙을 이미 가지고 있다면 그 마음을 잘 간직하시면 되겠습니다만, 종교가 없는 분들의 경우에는 한 번쯤 깊이 고민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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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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